1. 하우스푸어의 정의
금융당국이 하우스푸어 구제 대상 가이드라인으로 꼽은 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80%와 DTI(총부채상환비율) 40%다.
(머니투데이, 2012년 9월 14일 보도.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092308010277182&outlink=1 )
2. 하우스푸어가 되는 사례
첫째,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LTV 비율 초과
LTV라 함은 담보가치(주택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을 말합니다. 즉, 담보가치 1억원의 주택에 LTV 70%가 적용된다면 해당 주택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7천만원입니다.
문제는 최근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담보물건의 장부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대출금액은 그대로라도 LTV 비율이 지나치게 올라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원 주택을 70% 적용받아 7천만원을 대출받았는데, 이 주택이 시세하락으로 주택의 장부가격이 8천만원으로 떨어지면 LTV 비율은 87.5%가 됩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선진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적어도 10년에서 20년에 이르는 장기분할대출의 비중이 높은 반면, 한국에서는 대출원금 납부를 유예하는 단기 대출(3~5년 내외) 형태가 많기 때문에 타국에 비해 문제가 비교적 크게 붉어지는 편입니다.
여튼, 모든 주택 구매자가 당연히 주택 가격 상승을 바라고는 있겠지만 비거주 투자 목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고, 상당 부분은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장부상 가격 하락으로 비고의적 하우스 푸어가 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출을 잘 갚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지요.
둘째, 경제 악화에 따른 상환 여력 악화
말 그대로 경제가 나빠져서 소득이 줄어들거나, 대출 시행 당시에 기대했던 예상 소득이 실현되지 않았던 분들인데, 금융권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당연히 여기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DTI, 즉 소득 대비 상환비율. 예를 들어 월소득이 100만원인데 매달 대출원리금으로 50만원을 상환하면 DTI는 50%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주택 대출을 할 때는 DTI 비율이 30% 정도 적용되는데,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경우 자연스럽게 DTI 비율이 높아지고 -> DTI 비율이 높아지니 악성 대출로 분류 -> 하우스 푸어로 변신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장부상 DTI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실제로 상환을 못하는 것은 아니고('상환 여력 악화' 라고 표현합니다), 실제로 가계대출의 연체율도 0.x%대로 굉장히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으므로 DTI 비율 악화로 인해 하우스푸어로 분류된 분들을 '양심 없는 투기꾼'으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으면(고맙습니다) '그럼 하우스푸어 구제책은 무엇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우스푸어 구제라는 굉장히 자극적인 단어를 살펴봐도,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부분은 그렇게 큰 것이 없습니다.
1. 정부의 정책적 측면 - 취득세율 인하,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 감면 조치를 통한 주택거래 시장 활성화
2. 금융권의 금융적 측면 - 우선 DTI는 '현재 소득'만 계산하기 때문에, 미래 소득이 계속 늘어나는 젊은 구매자들을 위해 DTI 규제를 완화해준 바 있고, 기타 등등. LTV 초과 대출분에 대해서는 대출 명목을 변경해주거나, 장기 저리 대출로 전환해주거나(고금리 시대에 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으므로) 등등..
이 중에서 정부의 정책적 측면이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부분(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기대 소득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 하우스푸어가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택을 취득하는 소비자가 이익을 보는 것이로 거래시장 활성화로 하우스푸어가 집을 털고 빨리 악성채권을 정리할 수 있도록 결과적으로 도와주는 측면이므로 모럴 해저드의 요인이 없습니다.
이처럼 하우스 푸어라고 분류되는 주택 구매자(대략 45,000 세대로 추정된다고 함)의 전부 또는 상당수가 투기꾼이라고 볼 수 없음을 살펴보았고, 정부의 하우스푸어 구제책 역시 주택 구매자의 모럴 해저드를 강조할 측면이 없는 만큼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하우스푸어 구제'의 정의와 실제 환경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겠습니다.